“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기업인들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을 쓰겠습니다.”

1일부터 문화일보에 새로 연재되는 소설 ‘徐遊記(서유기)’의 작가 이원호(65·사진) 씨는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이 씨는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2년부터 7년10개월간 문화일보에 연재했던 ‘강안남자’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가다운 발언이다. 새 연재소설 ‘서유기’는 회사 비리에 얽혀 중국으로 쫓겨간 주인공 서동수(徐東秀)가 그곳에서 일대 활약을 펼치는 내용이다. 제목 그대로 서 씨의 유랑기인 셈이다.

― 소설의 주인공 서동수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의리의 사나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인간은 아니지만 남다른 생존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쾌남으로 그릴 것이다. 물론 여기엔 사랑도 뒤따른다.”

― 소설의 주요 독자를 어떻게 잡고 있나.

“한국과 중국 기업인들에게 읽히고 싶다. 특히 중국 기업가들이 소설을 읽고 한국 기업인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 나아가 수교 20년을 맞은 한·중 양국의 인적·경제적 교류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 소설 집필을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을 가졌나.

“중국에서 기업하는 한국인들을 꽤 많이 접했다. 이들에 대한 중국인의 시선은 그다지 곱다고 할 수만은 없다. 노동력을 착취하고, 이윤만 챙겨 가기에 급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폭넓게 접촉해 보면, 중국인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한국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거듭 말하지만, 이 소설이 한·중 기업가의 소통에도 일조를 했으면 한다.”

이 씨는 직접 20년간 무역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부도를 낸 뒤 대중소설가로 데뷔, 다시 20여 년에 걸쳐 50여 종 170여 권에 이르는 소설을 썼다. 본인의 파란만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소설 속 등장인물들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에 걸맞게 이 씨는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면서 “재미를 추구하면서 교훈도 주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일반적으로 서유기라고 하면, 손오공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서유기(西遊記)를 떠올리는데.

“물론 그렇다. 손오공이 서역으로 간 이야기가 서유기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면 중국 역시 서쪽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서 씨이니, 서유기라는 제목이 얼마나 적절한가. 은유적이면서도 기발하지 않은가. 작품을 착안한 지 3년쯤 된다. 그동안 꾸준히 자료도 모으고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처음엔 한·중 양국에서 동시에 연재했으면 하고 바랐는데, 초반 집필과정에서 이를 의식하고 썼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얘기다.”

― 문화일보에 ‘강안남자’ 이후 3년 만에 복귀했다. 소감은.

“거의 8년 가까이 문화일보에 ‘강안남자’를 연재했다. 당연히 문화일보는 내게 친정 같은 곳이다. 그에 따르는 책임감도 무겁게 느끼고 있다. ‘강안남자’ 못지않게 문화일보 독자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고 싶다. 신문 연재소설을 마무리하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