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반작용이 아닙니다. 명백한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대마도가 오래전부터 우리 땅이었음을 밝히기 위해 썼습니다."
최근 장편소설 '천년한(恨) 대마도'(전2권·맥스미디어)를 펴낸 이원호(66) 작가의 말이다.
문화일보에 소설 '서유기'를 인기리에 연재 중인 이 작가는 "대마도의 역사적 뿌리를 찾다 보니 1000여 년 전부터 한민족의 땅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 '대마도 수복 작전'을 소설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순히 대마도의 영토관할 문제뿐만 아니라 대마도에서 살아온 두 가문의 역사를 통해 1000년에 걸친 한(恨)의 역사를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원호 작가는 “일제 강점기 일본은 대마도가 조선령이었음을 나타내는 문서를 철저히 없앴다”며 “그럼에도 역사 속으로 들어갈수록 대마도가 한민족의 땅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이 작가가 밝힌 '대마도 한국령'의 근거는 이렇다. 1750년대 조선 영조 시대에 제작된 해동지도(海東地圖)에 '우리나라 지형은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으며 중간은 잘록하고 아래는 퍼졌는데 백두산이 머리가 되고 태백산맥이 척추가 되며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고 명확히 기재돼 있다는 것. 해동지도엔 대마도가 경상도의 관할로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보다 더욱 상세하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대마도의 한국령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밝히고 있다.
예컨대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오세창은 이렇게 열변을 토한다.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직후에 이승만 대통령은 끊임없이, 그리고 끈질기게 일본 정부 및 일본을 점령하고 있던 미국 정부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다. '속령'에 대한 '성명'도 발표했고,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강탈해 간 대마도를 돌려줘야 한다는 점유권 회수 요청을 하기도 했다"고 웅변한다. 이승만 정부는 1950년 6월까지 무려 60여 회나 대마도 반환을 일본 정부와 당시 일본을 관리하던 미 군정청에 요구했지만 6·25전쟁으로 인해 '대마도 반환 소송'이 물 건너가 버렸다는 것. 6·25전쟁 당시 군수물자 보급로로 일본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에 대마도 반환 요구는 더 이상 거론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또 "대마도는 삼국시대에는 진도(津島)라고 불린 우리 영토였으며, 고려 말까지 조세를 바치는 고려령이었다"면서 "그러나 대마도에 진을 친 왜구의 노략질이 심해지자 고려 창왕 2년인 1398년에 박위를 시켜 대마도를 토벌했으며 그 후로도 두 차례, 마지막인 세종 1년 1419년엔 이종무가 대마도를 토벌해서 왜구의 뿌리를 뽑고 조선령임을 확실하게 굳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설은 대마도에서 1000년간 대를 이어 살아온 김무(金武) 가문과 서귀(徐貴) 가문의 파란만장한 인연을 통해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1·2·3차 대마도 정벌과 임진왜란, 관동 대지진,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되는 일본의 한민족 침탈사를 펼쳐 보인다. 그리고 독도를 넘보는 일본의 야욕에 맞서, 남북한이 함께 대마도를 수복하기 위해 펼치는 연합 군사작전을 긴박하게 그리고 있다. 이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스피드 있는 전개는 읽는 이를 순식간에 빨아들여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대마도 사진으로 집필실을 도배하다시피 했다"면서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얼토당토않은 반역사적 주장을 접하면서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외교적 수사로 일본 정부를 회유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에서 보다 강력하게 대응, 일본의 버릇을 고쳐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알기 쉽게 단순·명확·간결하게 대응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조회 : 6,3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