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통령>을 펴냈던 작가의 장편소설. 세상의 시선과 가정의 굴레를 외면하는 외줄타기 사랑. 그들에게 내일에 대한 기대나 환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야망의 길 앞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냉정하고 생존을 위한 싸움에 물러서지 않는 한 남자의 사랑법을 담았다.


『황제의 꿈』 『밤의 대통령』 『대한국인』 등의 소설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직가 이원호의 최신 야심작 『오피스텔』 이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연애소설이다. 선이 굵고 간결한 문장을 선호하는 작가의 특성상 연애소설은 왠지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선입견을 갖게 되지만 이소설은 그와 같은 우려를 말끔하게 불식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 치열한 생존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치밀한 계획과 냉정한 판단력으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한 사업가가 예기치 않은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파생되는 갈등과 고뇌를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실감의 경지로 이끌고 있는 미덕은 작가의 꾸밈없는 심리 묘사에 있다. 작가는 도덕자연하는 억압된 시선에 얽매여 있지 않다. 작가와 화자간에 일정한 거리를 확보한 채 객관적이고도 사실적인 서술을 이끌어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한편의 연애소설을 탄생시켰다. 소설속 주인공은 젊은 여자를 애인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는 생존의 현장과 야망과 출세의 가도에서 빈틈없는 자기 관리를 해온 사람으로 연애 상대를 바이어의 욕구를 충족시키듯 치밀한 계획을 동원해 서서히 공략해간다.

소설 속의 주인공 이정국은 나이가 4O대이고 그의 상대인 오유진은 20대 초반이다. 그렇고 그런 불륜 이야기이겠거니 생각되는 구도이지만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문체에 의해 그려지고 있는 세계는 경험하지 않고는 묘사할 수 없는 리얼리티를 담고 있으며 인간 심리를 저변에서부터 꿰뚫어보는 비상한 재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 소설은 연애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빛 채색을 지양하는 대신 인간의 욕망이 빚어내는 아이러니와 비극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인공은 나이 차가 20년이나 되는 여자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 욕망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의 욕망은 구체적으로 소유욕이다. 만족을 모르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라할 때 주인공의 좌절은 필연적이다.

돈을 주고 산 사랑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 이제 주인공은 더 큰 욕망을 얻기 위해 갈등하고 고뇌한다.